두 번째 트랙에는 노래가 없었다.
테이프가 돌아가는 작은 마찰음, 멀리서 닫히는 연습실 문, 그리고 누군가 숨을 고르는 소리만 삼 분 가까이 이어졌다.
“고장 난 거 아냐?”
유진이 정지 버튼에 손을 뻗자 리안이 손목을 잡았다. 아주 짧은 접촉이었는데도 다섯 해 전의 여름이 한꺼번에 되살아났다.
잠시 뒤 테이프 속 리안이 말했다. 유진아, 나는 네가 없는 무대가 더 무서워.
현재의 리안은 창밖만 보고 있었다. 유진은 묻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 오히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걸 왜 이제 줘?”
“그때는 네가 남을 거라고 믿었으니까.”
새벽 첫차가 움직이는 소리가 건물 아래에서 울렸다. 유진은 테이프를 뒤집어 다시 재생 버튼을 눌렀다. 이번에는 도망가지 않겠다는 대답 대신, 리안의 옆자리에 조용히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