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콜이 끝나고도 유진은 무대에서 내려오지 못했다.
관객이 빠져나간 자리는 바다처럼 고요했다. 조금 전까지 이름을 외치던 목소리와 형광빛 슬로건은 사라지고, 천장에 매달린 작업등 하나만 객석의 먼지를 비췄다. 다섯 해를 쏟아부은 마지막 공연치고는 지나치게 평범한 끝이었다.
“또 혼자 남았네.”
리안의 목소리가 객석 뒤에서 들렸다. 유진은 돌아보지 않았다. 돌아보면 정말 끝났다는 말을 해야 할 것 같았다.
리안은 무대 아래에 작은 카세트테이프를 올려두었다. 검은 매직으로 적힌 글씨는 단 두 단어였다. 마지막 이후.
“이게 뭐야?”
“우리가 한 번도 완성하지 못한 곡.”
테이프가 돌아가기 시작하자 오래된 기타 소리 사이로 두 사람의 웃음이 섞여 나왔다. 아직 데뷔도 하지 않았던 여름, 서로의 미래를 너무 쉽게 약속하던 목소리였다.
유진은 그제야 리안을 보았다. 조명이 모두 꺼진 뒤에도 리안의 눈에는 무대의 잔상이 남아 있었다.
“마지막이면,” 유진이 말했다. “이번에는 끝까지 들어.”